나누면 커진다, 서울시 공유 경제 실험 5년. 공유 서울 프로젝트의 97가지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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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영풍문고 홍대점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서는 블루나인이라는 2인조 어쿠스틱 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기다림과 외로움을 테마로 잡고 공감과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하루 앞서 25일에는 슈퍼스타K 출신의 고나영씨의 공연이 있었다. 버스커들에게는 어디든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면 그곳이 무대가 된다. 서점 안으로 들어온 이 특별한 거리 공연은 서울시 지정 공유기업 버스킹TV의 기획 작품이다.

공연장 공유 서비스를 표방한 버스킹TV는 서울 도심 건물의 남는 공간을 찾아 인디 밴드들의 공연 공간으로 만든다. 건물주(공간주) 입장에서는 유동 인구를 늘려 핫 플레이스로 변신할 수 있고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남궁요 버스킹TV 대표에 따르면 버스킹TV가 확보한 공간이 전국적으로 누적 400개가 넘고 버스킹플레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이 무려 2200여팀이나 된다.

영화관이나 호텔 로비는 물론이고 도서관 옥상과 음식점이나 지하철 역사까지, 공간이 있고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공연장이 된다. 버스킹플레이는 당초 공연 영상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에는 4000회 가까이 공연을 치렀고 올해는 1만회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스킹TV의 핵심 수익모델은 공간주에게 받는 수수료, 지난해에만 1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거리 공연하는 분들은 적당한 공연 장소를 찾는 게 일이었죠. 주변 상가의 민원으로 쫓겨나는 일도 있고 다른 공연자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고요.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보면 갑자기 비가 오기도 하고 음향 상태도 좋지 않죠. 버스킹플레이는 이들에게 공연 장소를 제공해 주고 많지는 않지만 공연료까지 지급합니다. 버스킹플레이에서 공연을 시작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예술 활동에 전념하게 됐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 남궁요 버스킹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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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0만명의 메가시티 서울은 공유도시 실험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가 일찌감치 2012년 9월,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한 것은 교통과 주거, 환경 등 도시 문제의 해법으로도 의미가 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 단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서울시의 지난 5년의 실험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능성과 한계를 검증하고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97개 기업에 12억7600만원 지원.

Sharing City, Seoul.

서울시는 2012년에 공유서울을 선언후 2013년부터 공유서울 태동기, 2014년과 2016년을 정착및 확산기로 평가하고 있다. 사업 단계로는 2014~2015년이 1기, 2015~2018년 2기이다. 2019년 공유서울 3기 사업을 위해 그동안의 성과를 검토하고 공유기업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다. 서울시는 5년 동안 97개의 공유기업 또는 공유단체를 지정하고 12억76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했다.

서울시 공유기업 및 단체 현황.

  • 물건 공유.
  • 공간 공유.
  • 경험과 재능, 지식 공유.
  • 교통.

사단법인 열린옷장은 면접용 정장을 빌려주는 기업이다.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 면접용 의상이 주력 상품이다. 3박4일 기준으로 자켓은 1만원, 셔츠나 블라우스는 5000원 수준, 구두와 벨트도 2000~3000원에 빌릴 수 있다. 열린옷장의 이야기 옷장에는 2445개의 기증 이야기와 1만3263개의 대여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11월17일 기준). 나에게 옷을 빌려준 사람이 누군지, 내가 기증한 옷을 누가 빌려가는지 알 수 있도록 쪽지가 차곡차곡 쌓인다.

열린옷장은 낡은 헌옷을 버리는 곳이 아니다. 잘 입지 않거나 몸에 맞지 않게 된,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날 챙겨 입을 수 있는 말끔한 정장을 여러 사람이 함께 입을 수 있도록 기증하는 곳이다. 옷마다 사연이 없을 수가 없다. 아끼던 옷을 내놓는 사연이나, 그 옷을 빌려입고 중요한 어떤 자리에 나가는 사연이나, 옷 한 벌을 매개로 수많은 이야기가 얽히고 설킨다. 닫힌 옷장이 아니라 열린 옷장이라서 가능한 놀라운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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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옷장은 2011년 김소령 대표가 옷걸이 하나만 들고 다른 회사 사무실 구석에서 시작해 2013년 비영리 단체로 공식 출범하면서 서울시에서 공유단체 인증을 받았다. 2015년에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전환하고 공유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예약 방문을 하거나 택배비를 부담하면 온라인으로 대여 신청을 할 수도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서울시의 지원으로 34세 미만 청년 구직자에게 무료로 정장을 빌려주는 ‘취업날개’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김소령 대표는 희망제작소가 개설한 소셜디자이너스쿨 조별 과제에서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광고 카피라이터였던 김 대표는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버려둘 수 없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지금은 전체 직원이 12명, 하루 평균 80여명이 열린옷장을 찾는다. 누적 고객은 5만명. 크지 않은 이익이 나지만 모두 사회에 환원한다. 최근에는 청년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십시일밥’에도 월 100만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

2012년 9월 공유도시 선포 이후 5년, 서울시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지원한 공유기업 또는 단체는 모두 97개에 이른다. 서울시 지정 공유기업 또는 단체는 2013년 37개에서 2014년 50개, 2015년 64개, 2016년 82개로 늘어났다. 올해도 1차와 2차에 걸쳐 15개 단체가 추가로 지정됐다. 지원이 끝난 기업과 단체들도 있어서 2017년 11월17일 기준으로 공유서울 지정 기업 또는 단체는 74개다.

서울시 공유기업 및 단체 지원 현황.

프립은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운영하는 공유기업이다. 스노우보드와 패러글라이딩, 스쿠버다이빙, 스쿼시 같은 본격 아웃도어 액티비티는 물론이고 자전거와 등산, 낚시, 요가 같은 취미 활동 프로그램도 많다. 호스트가 모임을 주선하면 게스트들이 회비를 내고 참여하는 구조다. 임수열 프립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11월 26일 기준으로 등록된 호스트만 1800여명, 월 700~800개의 상품이 올라오고 600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진다.

“같이 등산을 간다든가 자전거를 탄다든나 호스트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제안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거죠. 재능 공유 플랫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앱으로 플랫폼을 만들었더니 우리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호스트와 게스트가 직접 만나고 모임이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같이 서울도서관 옥상에서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강원도 속초에 포케몬 잡으러 가는 프로그램이 인기 폭발이었죠.” - 임수열 프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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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립은 예술 작품을 공유하는 독특한 공유기업이다. 예술 작품과 관람객을 직접 중개하는 시스템이다. 게스트하우스에 예술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신청을 하면 6개월 단위로 거실 인테리어와 함께 예술 작품을 전시해 준다. 100여명의 아티스트가 아트립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민정 아트립 대표에 따르면 예술 작품 대여를 신청하는 고객의 80% 이상이 첫 콜렉터다. 소유가 아니라 공유, 예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역할도 크다.

“갤러리가 아니라 집에서 누워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카페트에서 뒹굴면서 예술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 게 저희 목표죠. 전시실을 벗어나 거실과 서재, 세탁실까지 작품 공간이 됩니다. 좁은 집안에 혼술 공간도 만들어 주고요. 게스트하우스에서 전시를 할 때는 직접 작품 판매도 하고 소품을 굿즈로 제작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지속가능한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이민정 아트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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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대표적인 공유기업으로 열린옷장과 나눔카를 꼽고 있다. 나눔카는 서울시가 시민들 공모로 선정한 카 쉐어링의 서울시 브랜드다. 쏘카이지고, 그린카 등이 공유기업으로 선정됐다. 모두 민간 사업자들이지만 서울시는 나눔카 1대에 승용차 8.5대의 감소 또는 억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서울시 나눔카 회원은 26만명에 이른다. 가계 지출과 온실 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는 서울시 공유기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가입 회원이 290만명에 보유 차량이 8000대에 이른다. 언뜻 렌터카 서비스와 뭐가 다른가 싶긴 하지만 쏘카는 직접 렌터카 사무실까지 가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예약과 결제를 하고 곳곳에 있는 쏘카 존에서 차량을 인수할 수 있다. 자동차 키 없이 스마트폰으로 잠금 해제를 할 수 있다. 10분 단위로 요금이 부과되고 주행 요금이 별도로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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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가 특별한 것은 제로카 쉐어링 덕분이다. 제로카 쉐어링 파트너로 선정되면 1년 단위로 차를 임대해서 쓰되 내가 차를 안 쓰는 시간에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줄 수도 있다. 아반테AD의 경우 월 임대료가 39만8000원(부가세 별도)인데 보험과 엔진오일 등 정비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만약 출퇴근 시간에만 쓰고 낮 시간에 차를 빌려주고 쉐어링 시간이 50%라면 월 임대료가 19만8712원까지 떨어지게 된다는 게 쏘카의 설명이다.

쏘카.

81개 도시 3000여 지점.
통합 회원 300만명.
서비스 차량 8200대.

제로카 쉐어링은 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빌려쓰는 개념이다. 언제든 한 시간씩 두 시간씩 집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시간에 빌려 쓸 수 있다면 굳이 차를 소유할 이유가 없게 된다. 주차장 걱정도 없고 보험료도 들지 않는다. 제로카 쉐어링 파트너 입장에서는 많이 빌려줄수록 임대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하루 종일 주차장에 서 있는 차를 굴려서 차량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제로카 쉐어링 파트너가 되려면 확실한 주차 공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파트너 전용 앱에서 쉐어할 시간을 지정해 주면 그 시간에 차가 필요한 누군가가 빌려서 쓰고 다시 주차장에 갖다 두는 시스템이다. 쏘카 전용 주유 카드가 제공되기 때문에 기름 값은 쏘카가 부담하고 차를 빌려 타는 사람은 기름값을 포함한 주행 요금을 부담하면 된다.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이라면 임대료가 0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경제적 가치.

자가 차량 소유 대비 연간 309만원 비용 절감 효과에 관리와 주차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소비.

사회적 가치.

공유 차량 1대에 도로 위 차량 12.5대 감소 효과와 자가용 이용률 감소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까지.

환경적 가치.

대중 교통 연계를 통한 교통 혼잡 개선은 기본, 개인 재화를 사회적 재화로 전환해 전체 사회적 비용을 절감.

물론 평가는 엇갈린다. 제로카 쉐어링 파트너로 참여했던 정보라 더기어 기자는 “누가 빌려가고 어디에 쓰는지 알 길이 없으니 차를 빌려주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모두가 내 것처럼 소중히 쓰고 남의 것을 잠깐 빌린 것처럼 조심히 쓰는 공유 문화는 쉽게 형성되는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다. 정 기자는 “농담 반 진담 반, 쏘카 관리인이 됐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내 차인 듯 내 차 아닌, 내 차 같은 제로카, 내 차를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 더기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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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12년 10월 승용차 공동 이용 사업자를 공모해 쏘카와 그린포인트컨소시엄의 그린카를 공식 사업자로 선정한 데 이어 2013년 2월 시민 공모를 통해 나눔카를 공동 브랜드로 선정하고 지역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쏘카와 그린카 뿐만 아니라 LGCNS컨소시엄의 씨티카, 한국카쉐어링의 한카, 코레일네트웍스컨소시엄의 유카 등의 전기차 쉐어링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2017년 4월 기준, 회원 수 149만8481명, 하루 평균 이용자가 5909명에 이른다.

서울시는 나눔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 공영 주차장에 나눔카 전용 주차 구역을 두고 주차 요금을 할인해 주고 전기차 쉐어링 사업자는 차량 구입비를 국비 지원 포함 3000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전기차 대여 지점에 충전기도 무상으로 설치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티머니 교통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다음 30분 이내에 나눔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평균 300~1000원을 할인해 주는 통합 환승 할인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가 승용차를 주 2일 이용할 경우 감가상각비가 연간 186만원, 고정비가 85만원, 운행비가 155만원 등 426만원을 지출하게 되는데, 나눔카를 이용할 경우 이용료 167만원만 지출하면 되기 때문에 259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주 5일 이용하는 경우 자가 승용차는 630만원, 나눔카는 415만원을 지출해 연간 215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게 된다. 나눔카 100대에 온실가스 720톤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다만 실제로 서비스 이용자를 분석해 봤더니 20~30대가 전체 고객의 83.8%, 주말 이용 비율이 37.5%를 차지해 오히려 승용차 이용 억제 정책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의 렌터카 수요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지만 오히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젊은 층의 차량 소유를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질 거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나눔카의 경제 효과.

주차공간 공유 서비스를 표방한 모두의주차장도 공유경제의 혁신 사례로 꼽힌다. 비어 있는 거주자 우선주차 구역을 빌려주면 여기서 받은 주차 요금만큼 월 사용 금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다. 2015년 1월 서울 송파구에서 시작해 지금은 7개 자치구 4500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앱으로 비어있는 주변 주차 공간을 검색하고 앱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도심 주차 공간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이용 건수가 1562건에 이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에 등록된 자동차는 모두 308만3007대, 주차장은 398만329면에 이른다. 자동차보다 주차장이 1.3배 가량 많다는 이야기다. 주차장 확보율은 지난 2007년 103.5%에서 지난해 129.2%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주차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비어있는 주차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에서만 불법 주정차 단속이 무려 1만4050건에 이른다.

키플은 아이들 옷과 장난감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11월20일 기준으로 23만1155건의 물품이 공유됐고 1만7853건의 물품이 진열돼 있다. 옷이나 장난감을 보내면 등록 가격의 70%를 키플 머니로 적립 받아 다른 물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티셔츠는 2000~3000원 수준, 원피스도 5000원을 넘지 않고 그림책은 1000~2000원 수준으로 매우 싸다. 중고거래라기 보다는 나눈다는 표현이 맞다. 픽셀이나 아이베이비 같은 비슷한 기업들도 있다.

아이베이비를 운영하는 씨엘인포넷의 조문경 대표는 “1999년부터 중고 거래 문화를 선도해 왔다”고 자평한다. 개인과 개인의 택배 거래를 처음 제도화하기도 했고 아이들 책을 방문 매입하는 서비스도 처음 시작했다. 하루 게시 물이 2500건, 거래는 500~1000건 정도가 이뤄진다. 조문경 대표는 “네이버 중고나라와 달리 신뢰가 확보돼 있고 서울시 공유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지역 자치구 단위 행사를 통한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마타주는 큰 창고를 여럿이 나눠쓰는 개인 물건 보관 서비스다. 모바일 앱으로 시간과 장소를 정해 픽업 신청을 하면 직접 방문해 물건을 수령해 항온 항습 기능의 자동화 창고에 보관한다. 앱으로 물건을 확인하거나 필요한 물건만 찾아쓸 수도 있다. 도심 건물의 유휴 공간을 공유 창고로 활용하는 스페이스클라우드와 제휴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다. 규격 박스로 6개월 보관료가 3만원이다.

공유기업으로 지정된 코워킹 스페이스도 많다. 합정동의 홍합밸리는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들의 공간이고 서교동의 로컬스티치는 로컬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문화 공간이다. 북창동의 스페이스노아와 도화동의 루아흐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도 공유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룸메이트를 소개해주는 루미루미와 쉐어 하우스 서비스 우주(WOOZOO)도 대표적인 공유기업으로 꼽힌다. 세븐픽쳐스는 전시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서울시내 50개 이상의 카페와 문화공간을 연계해 비용없는 전시가 가능하도록 돕고 크라우드 펀딩을 병행해 창작자와 후원자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코자자홈스테이코리아도 공유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소셜 민박 서비스를 표방한 코자자는 한옥 스테이와 전통 문화 체험으로 에어비앤비와 차별화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보다는 카우치서핑에 가까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홈스테이코리아도 숙박 뿐만 아니라 공연과 관광, 음식, 쇼핑 등의 서비스와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붙잡고 있다. 우버와 풀러스처럼 여전히 제도적인 걸림돌도 많다.

중고등학교의 유휴 체육 시설을 공유하는 스쿨 쉐어링 서비스, 쉐어잇도 눈길을 끈다. 체계적인 예약과 결제 서비스로 단순히 대관 중개만 하는 게 아니라 관리자를 파견해 시설 관리와 안전 확보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다. 아직까지는 서울 지역에 두 곳, 경기도 한 곳 밖에 안 되지만 최근 두 곳과 추가로 제휴 협약을 맺었다. 박상준 쉐어잇 대표는 “맨발로 영업하면서 350여개 학교들과 제휴 추진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 쉐어잇 대표는 “체육시설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생활체육인들에게 학교의 유휴 시설물을 연결해 만성적 체육공간 부족과 음성적 대관 브로커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학교는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개방하고, 지역 주민들의 체감 복지 수준을 증대하는 건 물론이고 서비스를 통해 확보된 예산은 학교와 학생, 지역사회, 스타트업 모두에게 재분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쉐어잇은 55~60세 이상 지역 주민들로 안전 관리 요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박상준 대표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공존하는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학교들이 많은데 아직은 안전 기준이나 관리 이슈들이 많아 제휴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충분히 설득 가능하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가져가는 수익 내는 안정적인 공익적 성격의 스타트업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상준 쉐어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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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C(Customer-to-Customer) 셰어링 포털 서비스, 다날쏘시오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아이들 장난감과 유모차는 물론이고 주방 가전 제품과 명품가방 등을 사고 팔거나 빌려쓸 수 있는 서비스다. 신생아를 위한 아기 체육관은 하루 500원, 벌초에 쓰는 예초기는 하루 8000원, 구입하기는 비싸지만 어쩌다 필요한 전동 드릴은 하루 3000원부터 빌려 쓸 수 있다. B2C 방식의 렌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1인 가구 생활 개선 서비스를 표방하는 허밍비는 연세 많은 어르신 등 나홀로족의 자기 돌봄과 노후 자립을 지원하는 공유 기업이다. 일상의 주변 이야기를 브랜드와 캐릭터, 디자인상품으로 만들고 출판, 멘토링, 재능나눔, 소셜다이닝, 전시 이벤트 등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시니어의 재능 공유로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소셜 다이닝 기반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지인과 여행자를 연결시켜주는 공정여행 플랫폼, 플레이플래닛같은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마켓인유나 헬로마켓과 회의실을 빌려주는 스페이스쉐어 등이 눈길을 끈다.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오픈컬리지와 소셜 멘토링 잇다, 모국어를 공유하는 링고플라이, 재능을 공유하는 재능넷 등은 공유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공유서울 5년.

은평구에서 운영하는 은평물품공유센터도 공유경제의 테스트 베드로 꼽힌다. 일반 주민의 제안으로 2013년 주민 참여예산 사업에 선정돼 2015년 7월 서울시 예산 12억원을 들여 4층짜리 건물을 마련했다. 생활가전과 캠프용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깜짝 놀랄만한 가격에 빌려 쓸 수 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회원수 1706명, 대여 건수가 5843건에 이른다. 대여료 수익이 2년 동안 1841만원 규모, 5억원 이상 자원 절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빈 방이 있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자취방이 필요한 대학생을 연결시켜주는 룸 쉐어링 프로젝트 ‘한 지붕 세대 공감’이나 먹을 거리를 나누는 ‘공유 부엌’과 ‘공유 냉장고’, 어쩌다 필요하지만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전 공구를 나누는 491곳의 ‘공구 대여소’ 등이 공유도시 프로젝트의 부족한 틈을 메우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5월 발간한 공유도시 5년 평가 보고서에서 “공유 1기에서 공유서울의 기반을 마련하고 공유 2기에서 공유의 일상 확대와 공유기업의 성장 확대를 꾀했다면 다음 공유서울의 방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반정화 연구원은 “지금까지 공유서울의 주체가 서울시 및 자치구 중심이었다면 다음 방향은 시민들이 주도하는 공유서울이어야 한다”면서 “참여자와 이용자 중심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공유도시 실험은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협력적 소비를 근간을 한 공익성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결합, 공급과 소비 양쪽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참여 동기를 끌어올릴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 많은 공유기업과 공유단체의 도전과 실험이 계속돼야 한다. 공유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규제 개선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 그리고 동시에 이해관계의 충돌과 파괴적 혁신의 이면을 돌아보는 정책적 결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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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서울특별시 사회혁신기획관실과 미디어오늘 콘텐츠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